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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음료를 마시면 정말 치매 위험이 3배로 높아질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제로음료가 치매 위험을 3배로 높인다고 입증됐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2017년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 자료를 이용한 관찰연구에서,
인공감미료 음료를 자주 마신 사람에게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약 2.9배 높게 관찰된 것은 사실이에요.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에서 실제로 무엇이 나왔을까?
이 연구는 미국의 장기 코호트 연구인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치매 분석에는 60세 이상 1,484명이 포함됐고, 약 10년 동안 추적했습니다.
이 기간에 치매가 81건 발생했고, 그중 63건은 알츠하이머병으로 분류됐어요.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설탕음료와 인공감미료 음료를 얼마나 마시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청량음료를 하루 1회 이상 마신 집단은
거의 마시지 않는 집단보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위험비는 약 2.89배였어요.
허혈성 뇌졸중 위험비도 약 2.96배로 나타났습니다.
바로 이 숫자가 이후 “제로음료를 마시면 치매 위험이 3배 증가한다”는 표현으로 널리 알려진 겁니다.
하지만 ‘위험 3배’는 인과관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연구는 참가자들에게 일부러 제로음료를 먹인 뒤 치매 발생 여부를 비교한 임상시험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평소 어떤 음료를 마시는지 관찰한 뒤, 나중에 질병 발생과의 관계를 분석한 관찰연구입니다.
따라서 확인된 것은 다음과 같은 관계예요.
제로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에게 치매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없습니다.
제로음료 때문에 치매가 발생했다.
두 문장은 상당히 다른 의미입니다.
오히려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 제로음료를 선택했을 수도 있습니다.
관찰연구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역인과성입니다.
예를 들어 비만이나 당뇨 위험이 있는 사람은 의사에게 설탕 섭취를 줄이라는 말을 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결과 일반 콜라 대신 다이어트 콜라나 제로음료를 선택할 수 있어요.
그런데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 같은 요인 자체가 장기적으로 뇌혈관질환과 치매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도 가능합니다.
건강 위험이 높은 사람 → 설탕을 줄이려고 제로음료 선택 → 이후 치매 위험도 높게 관찰
이 경우 제로음료가 원인이 아니라, 처음부터 존재했던 건강 상태가 상당한 영향을 줬을 수 있습니다.
연구진 역시 후속 논의에서 이러한 교란요인과 역인과성 문제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연구 대상이 지금 판매되는 모든 제로음료를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여기서 또 하나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프레이밍햄 연구에서 조사한 것은 특정 브랜드의 제로콜라나 현재 판매되는 모든 무설탕 음료가 아닙니다.
연구에서는 식품섭취 설문을 통해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청량음료 섭취량을 분류했습니다.
섭취 자료 역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수집됐어요.
따라서 오늘날 사용되는 다양한 감미료를 모두 동일하게 취급해서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스테비아가 모두 치매를 3배 높인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제로음료를 마셔도 될까?
현재 근거만 놓고 본다면
가끔 마시거나 하루 한 캔 정도 마시는 것을 치매 때문에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고 볼 근거는 부족합니다.
미국 FDA는 아스파탐을 비롯한 승인된 감미료가 허용섭취량 이내에서 사용될 경우 안전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FDA가 정한 아스파탐의 일일섭취허용량은 체중 1kg당 50mg입니다.
수크랄로스는 체중 1kg당 5mg, 아세설팜칼륨은 15mg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제로음료를 마음껏 마셔도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WHO는 제로음료를 건강식품처럼 권하지는 않습니다.
WHO는 2023년 비당류 감미료를 체중조절 목적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장기간 사용이 체지방 감소에 뚜렷한 이점을 주지 않았고,
일부 관찰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다만 WHO 역시 이런 결과에 기존 건강 상태나 생활습관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이 권고는 특정 감미료가 독성이 있어서 위험하다는 의미의 안전성 판정과는 다릅니다.
설탕음료 대신 제로음료를 선택하는 경우는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제로음료를 무엇과 비교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물을 마실 수 있는데 매번 제로콜라를 선택한다면 굳이 권장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설탕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를 매일 마시던 사람이 제로음료로 바꾼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설탕 섭취량과 열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실생활에서는 대략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이나 무가당 차를 기본 음료로 마시고, 단맛이 당길 때 제로음료를 보조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이 가장 무난합니다.
하루 한 캔 때문에 치매를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현재까지의 근거만 가지고 “제로콜라 하루 한 캔을 마시면 치매 위험이 세 배가 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프레이밍햄 연구의 2.89라는 숫자는 특정 집단에서 관찰된 상대위험비입니다.
게다가 알츠하이머병 발생 건수가 63건으로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신뢰구간도 1.18~7.07로 상당히 넓었습니다.
즉 정확히 2.89배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확정한 숫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후속 연구와 다른 연구 설계에서 결과가 반복적으로 확인되어야 인과관계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어요.
치매 예방에서 더 확실하게 신경 써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제로음료 한 캔을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 전체적인 생활습관을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혈압, 혈당, 운동, 흡연, 체중, 수면 같은 요인은 장기간 뇌혈관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특히 단 음료를 많이 마시는 습관 자체를 줄이고, 평소에는 물이나 무가당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로음료는 건강에 반드시 필요한 음식도 아니지만,
현재 근거만으로 치매를 일으키는 위험한 음료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정리하면.
프레이밍햄 연구에서 인공감미료 음료를 하루 1회 이상 마시는 사람들에게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약 2.89배 높게 관찰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관찰연구에서 나타난 연관성일 뿐, 제로음료가 치매를 일으킨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치매가 걱정된다는 이유만으로 가끔 마시는 제로음료까지 완전히 끊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물 대신 하루 종일 제로음료를 마시는 습관보다는
물을 기본으로 하고 제로음료를 필요할 때 보조적으로 마시는 방식이 현재 근거에 가장 잘 맞는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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